MIJANGWON

ⓒ김동규

요즘은 남자들도 미용실에 가거나 남성 전용 미용실을 많이 찾기 때문에, ‘이발소’란 간판은 보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점점 사라져 가는 이발소지만, 그 유래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되어 아주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옛날 이발소에서는 이발이나 면도는 물론 요즘의 의사처럼 수술까지 집도했다. 머리숱이나 수염 등을 다듬는 것은 기본이고, 이발사가 다루는 도구들인 가위나 날카로운 면도칼 등으로 부상자들의 간단한 수술까지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환자들도 이발사에게 치료받는 것을 당연히 여겼다고 한다.

 

한 번쯤 이발소를 상징하는 삼색등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삼색등에 있는 붉은색, 푸른색, 하얀색 역시 이발소의 기원에서 비롯되었다. 이발사가 치료사였고, 이발소가 치료받는 곳이었던 만큼 붉은색은 동맥, 푸른색은 정맥, 하얀색은 붕대를 의미한다. 당시 이발사는 피를 보는 직업이라 나름대로 특수하게 여겨졌다. 외과 의사라는 직업이 생기기 전까지는 오직 이발사들만이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말이다.

 

훗날 모든 직업이 전문화, 세분화하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전문 외과 의사가 등장하지만, 이발소 삼색등은 여전히 이발소를 상징하는 마크가 되었고, 외과 의사들은 적십자 마크를 사용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 자취마저 찾기 쉽지 않은 이발소지만 그 직업의 유래는 이처럼 아주 유구하다. ‘미장원’은 이러한 이발소 삼색등의 기억과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이었던 미드센츄리모던(Mid-Century Modern) 스타일의 낭만적 분위기를 적절하게 접목해 연출한 공간이다.

 

ⓒ김동규

ⓒ김동규

ⓒ김동규

ⓒ김동규

ⓒ김동규

ⓒ김동규

ⓒ김동규

 

건축가 YGGGR
위치 노원구 서울, 대한민국
면적 188㎡
비주얼디렉팅 YGGGR / 이대현
시공 YGGGR
바닥 Right Grey Color Tile, Dark Grey Color Tile
벽 Blue, Grey, White Color Paint, Black Color Sheet
천장 Color Paint on Concrete
사진작가 김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