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트정원을 지나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이사천은 대지를 부드럽게 감싸며, 오래도록 주변 논밭과 식생에 자양분을 전해온 생명의 흐름이었다. 만조때 혹은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철 수위가 오르고, 대부분의 대지는 물에 잠긴 채 다시금 섞이고 회복되며, 자연은 스스로를 정화하고 재생해왔다. 이처럼 반복되어 온 자연의 순환 앞에서, 건축은 대지를 거스르지 않고 그 흐름에 조심스럽게 발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만조 및 홍수 수위를 고려한 높이 설정은 단순한 기술적 판단을 넘어, 이 땅이 지닌 생태적 리듬을 존중하려는 태도였다. 낮고 길게 자리 잡은 건물은 조용히 대지에 스며들 듯 놓였고, 움직이지 않는 그 건물 곁의 풍경은 여전히 계절과 시간에 따라 색을 바꾸며 살아 움직인다. 이 건축은 생태습지의 온전한 회복을 돕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그리드의 체계—논밭과 도로—와 자연 사이에 놓인 경계로서의 역할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그 경계는 단절이 아닌 완충이며, 자연을 담은 하나의 버퍼존으로 계획되었다. 인공과 자연 사이의 섬세한 전이공간, 그 여백은 생태와 환경이 다시 숨 쉬고 연결되는 개발의 끝지점이자, 자연 그대로를 관조하게 되는 시작지점이다. 그리고 이 흐름은 건축의 형태적 언어로도 이어진다. 주변 농촌 풍경에서 익숙하게 마주하는 수평으로 길게 늘어선 비닐하우스의 둥근 지붕, 그리고 논밭 사이 낮게 눕듯 자리한 구조물들. 그러한 일상의 조형은 계획안의 접힌 경사지붕과 긴 매스 형태로 새롭게 변주되며 다시 나타난다. 풍경의 맥락과 조화를 이루는 낮고 펼쳐진 건물의 실루엣은, 자연과 사람 사이의 오래된 기억을 담은 채, 이 땅의 시간성과 조용한 연속성을 고요히 이어간다.

 

 

 

컨셉 다이어그램
엑소노메트릭 다이어그램
지상 1층 평면도
지상 2층 평면도
단면도
단면도
단면도
단면 투시도


(주)건축사사무소 토도
3등작_ (주)건축사사무소 토도 (https://www.todo-architects.com/)

대표건축가 김재윤

 

대지면적 31,044㎡
연면적 4,401.00㎡
건축면적 3,577.50㎡
건폐율 11.52%
용적률 14.18%
최고높이 12.3m(경사지붕 상단 높이 9m)
층수 지상 2층
구조 철골구조
대표건축가 김재윤
디자인팀 강성우, 김수진
주차대수 44대(장애인주차2대, 친환경주차9대 포함)
발주처 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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