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khavanStudio

 

워킹 캐노피: 도시 속의 역동적인 개입

건축은 땅에 단단히 고정된 형태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현대 도시에서는 유연성과 적응력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일상적인 도시 생활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다. 이란 이스파한(Esfahan)의 역사적인 도시에 위치한 워킹 캐노피(Walking Canopy)는 건축과 공공 공간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다. 저예산과 로우테크(low-tech) 방식으로 구현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조 작업을 넘어서 도시 경험을 창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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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원래 한 비스트로 카페의 리노베이션으로 시작되었다. 주방을 한쪽 벽을 따라 선형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카페 내부 공간은 거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도시적 연장선이 되었다. 또한, 바리스타 스테이션을 실내와 실외 경계선에 배치하여, 카페와 거리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바리스타가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며 도시의 일부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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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한의 기후적 특성을 고려하여 전통적인 벽이나 문을 사용하지 않고, 개방된 공간 개념을 적용했다. 천장 그리드에는 복사 난방기, 미스트 팬, 조명이 통합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설비가 아니라 건축 요소로서 작용하며 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방식은 이스파한의 전통 건축에서 볼 수 있는 ‘그늘진 포르티코(portico)’와 유사하며, 능동적인 공조 시스템 없이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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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바리스타의 퍼포먼스’에 있다.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바를 외부로 이동시키면, 롤러 방식의 접이식 캐노피가 펼쳐지면서 일시적인 그늘 공간을 형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공간은 낮 동안에는 야외 좌석 공간으로 활용되며, 영업이 끝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또한, 바닥 자체에 전기와 수도 연결을 마련하여 이동형 바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의 연극적 요소는 캐노피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조명 설계 및 손 씻는 공간까지 확장된다. 손 씻는 행위조차 특수 조명과 거울을 활용해 연출되며, 일상적인 행동이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로 변모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워킹 캐노피는 건축을 단순한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도시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적인 존재로 재해석한다. 이동성과 변화의 개념을 공간에 통합함으로써, 이 프로젝트는 사람과 건축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장을 만든다. 도시의 리듬에 맞춰 공간이 변화하며, 그 속에서 건축과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평면도
단면도 1

 

단면도 2

 

 

건축가 피에이에이디 아키텍츠(Paad Architects)

위치 이란, 이스파한

건축면적 54㎡ 

준공 2024

대표건축가 Mohammad Yaser Mousapour

프로젝트건축가 Zahra Hatami

디자인팀 Zahra Hatami, Siavash Sajed, Mitra Mohammadi, Siavash Sajed, Kimia Taghipour

조명 On Lighting

발주자 Parviz Tabatabaei

사진작가 Akhavan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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