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환


가회동 성당은 천주교 서울순례길 2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성당의 앞길은 4차선 길로 북촌의 가장 넓은 도로다. 옛 한옥 길의 모습을 잃은 지도 오래다. 지구단위계획조차 개발되는 것을 전제로 설정되어 있으며, 3m의 건축선 후퇴까지 염두에 둔 땅이다. 가로엔 새로 짓는 집 대부분이 대형건물이다.

성당도 1,000평이 넘는 이 동네에선 큰 프로그램이다. 작은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에서 어떻게 하면 풍광을 거스르지 않을까. 풍광을 되살릴 수는 없을까.


윤준환


동네엔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까지 관광객이 가득하다. 하지만 카페나 상점을 제외하곤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공공을 위한 화장실도 드물다. 공공의 성격을 가진 성당은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한다.

건물을 3개로 나눈다. 좀 작아졌다. 프로그램의 2/3를 땅에 묻는다. 빈 땅이 생겼다.(물론 암반으로 혹독한 대가도 함께 따라왔다.) 건물보다 마당을 먼저 배치한다. 한가운데. 마당 주위로 한옥, 성전, 사제관을 배치한다. 도로변엔 낮은 한옥을 덩치 큰 성전과 사제관은 도로에서 멀리 둔다. 그렇게 하니 주변을 조금 닮았다.


윤준환


경사지 땅을 살짝 들어 올린 마당은 아래쪽에서 들어가는 지하마당을 넉넉하게 하면서 큰 도로와 조금은 떨어지고 싶은 욕구다. 누마루를 통해 두 마당은 하나로 연결된다. 아랫마당 문을 열면 내부와 외부의 경계 없이 하나로 쓸 수 있다.

마당 가득한 관람객도 중요하지만 성스럽고 조용한 성전은 기본조건이다. 성전의 입구를 뒤로 돌린다. 먼 길을 돌아가는 계단은 떠드는 소리를 희석시키며, 기도하러 가는 성전까지 차분하게 준비하는 작은 여정이 된다.


윤준환


계단 끝엔 세 번째 마당이 있다. 길의 연속이지만 성전을 오가는 숨 고름이 있는 연결마당이다. 성전 홀엔 옆집 뒷마당을 볼 수 있는 미니마당이 있다. 담을 헐면서 덤으로 얻은 호사다. 한걸음 남짓하나 바위언덕을 마음껏 볼 수 있으니 넉넉하다. 300명을 위한 성전은 햇빛만으로 경건함을 유지된다. 다섯 번째 하늘 마당이 으뜸이다. 가회동 풍광을 대가 없이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당건축은 그 발판이 된 곳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섯 마당과 한옥 성전 공간 모두가 신자는 물론이며 관광객 주민 모두에게 기획된 것 이상으로 잘 쓰여야 ‘좋은 장소’가 된다. 그러기 위해 이 건축은 만들어졌다.

도로변에 배치한 한옥은 큰길까지 한옥의 풍광이 회복되고 연결되는 초석으로 삼은 것이다. 도로 건너편에도 그 뜻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윤준환



설계: 오퍼스건축사사무소

위치: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지역: 역사문화미관지구

용도: 종교시설

대지면적:1,150.30㎡

건축면적: 672.59㎡

연면적: 3,738.34㎡

층수: 지상 3층, 지하 3층

구조: 철골조, 목구조

시공:  (주)평화종합건설/ 로하스 한옥

건축주:  (재)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 가회동성당

설계담당: 양군수, 김종도, 윤종원, 이상대, 최은림, 최성원

사진: 윤준환

자료제공: 오퍼스건축사사무소, 픽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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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가회동 30-3 | 가회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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