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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주거에서 크기와 주거 공간과의 질의 관계는 끊임없이 연구되고 실험되어 온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생산되는 집단 주거의 환경은 경제 논리에 의해서 쉽게 희생되어왔다. 이를 법으로 규제하는 방법 중 하나인 주거공간의 최소 크기는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새롭게 규정되어, 초고밀도 도시에 맞는 마이크로 하우징 프로젝트들이 개발되고 있다. <송파 마이크로 하우징>은 집합 주거 공간의 새로운 전형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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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상황

다세대 주택가 대지 주변 골목골목을 둘러보면 마치 어마어마한 주차장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건물 1층은 예외 없이 모든 면적이 주차장에 할애되어 있다. 그래서 주차장 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대의 전용 공간을 줄이는 대신 복도, 비상계단 등 공용 공간을 일상생활에서 항상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줄어든 법정 주차 면적만큼 다른 프로그램을 넣을 수 있고, 골목 풍경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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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단위

많은 마이크로 하우스 디자인에서 보듯이, 접고 펴면서 여러 가지 기능이 되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 같은 상자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것을 펼쳐 놓은 상태에서 사는 데 불편이 없도록 공간을 구성하고자 했다. 법정 최소 크기인 12㎡로 세대 크기를 정하는 대신, 세대 수를 늘림으로써 임대 수익의 균형을 맞추었다. 세대 유닛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사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공간의 크기였다. 경제적 가치로 소유하는 공간의 크기와 실제 생활에서 느껴지는 공간감은 절대적으로 비례하지 않는다. 그래서 거주자를 둘러싼(소유한) 한계의 밖으로 공간감과 프라이버시를 얼마나 확장시킬 수 있느냐가 주요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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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스토리

창문, 철골조, 스크린 세대 공간의 네 면을 둘러싸는 클리어스토리를 통하여 들어오는 하늘과 자연채광으로 인해 벽과 천장은 사람을 가두는 상자가 아니라 감싸 안는 스크린이 된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빛은 공간을 균일하게 밝혀주어 모서리를 없애는 역할도 한다. 용적률과 높이 제한으로 인해 파생된 상자 형태의 건물에서 가장 고심한 것은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듯한 기존 집합주택 프로젝트의 답답한 이미지였다.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서 클리어스토리를 통해 상자들의 사이를 띄우고, 부드러운 스크린 안으로 감싸서 상자들이 떠 있는 느낌을 만들었다. 수납공간인 벽장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창문 면적은 최소화했다. 창문의 위치와 크기는 밖에서 들여다보는 시선 각도를 고려했고, 넓은 창문턱이 탁자나 침대 등 가구의 일부로 쓰일 수 있게 배치했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꼬아서 만든 스크린 외피는 주거 공간을 보호하는 막인 동시에 난간, 방범창, 가림막, 빗물 홈통, 자전거 거치대 등 여러 기능을 한다. 이런 기능들은 주변 건물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인데, 건물이 지어진 후에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것이어서 건물을 점점 더 오염시킨다. 스크린 외피는 필요한 기능에 따라 밀도와 꼬이는 각도가 달라진다. 말단부와 연결부는 곡선으로 처리하여 사각형 상자의 딱딱한 느낌을 줄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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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 관계

각각의 세대는 작은 다리나 발코니로 연결되어 있어서 입주자가 필요에 따라 여러 세대를 임대할 때 복도를 통하지 않고 내부에서 하나로 연결해서 쓸 수 있다‘. 타피오카 스페이스’로 이름 지은 유닛 사이의 공간들은 각 세대를 물리적으로 떨어트려 프라이버시를 확보해 주는 동시에 사적인 영역을 확장해 주는 역할도 하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이 건물이 입주자들에게 잠깐 머물고 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주는 장소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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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주거가 늘어남에 따라 공동체에 대한 욕구도 늘어난다. 지하에 자리한 작은 극장 겸 카페는 입주자들이 같이 쓰는 거실, 식당, 오피스가 된다. 카페로 들어가는 계단식 좌석은 낮에는 카페 좌석으로, 밤에는 공연 객석으로 이용된다. 이렇게 다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간들 속에서 토이 아트 갤러리, 갤러리 숍, 카페, 공연장 같은 여러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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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지속성 라이프 스타일, 가족과 주거의 개념, 사회 가치 등이 빠르게 변화하는데, 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은 아직 제한적이다. 같이 거주하는 가족의 크기는 수축과 팽창을 빠르게 오가고, 이웃과 관계를 맺을 새도 없이 이사를 다닌다. 주거 공간이 그 변화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같이 할 수 있다면 지속적인 주거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송파 마이크로 하우징>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건물은 현재 ‘마이크로 어버니즘’이라는 주제로 연구되고 있고,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전시되었다



건축가:  SsD (박진희+존홍)

대지위치: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9-17

용도: 주거시설, 상업시설

대지 면적: 204.10㎡ 건축면적: 120.14㎡

연면적: 514.65㎡

건폐율: 58.86%

용적율 :194.33%

규모: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 철골조 외부마감 시멘트 보드, 스텐레스 스틸 스크린, 커튼월

내부마감: 친환경 수성페인트 마감, 강마루, 시멘트 보드

설계기간: 2013. 3 ~ 2013. 10

공사기간 2013. 8 ~ 2014. 4

설계팀: 박진희, John Hong, 현승훈, Taylor Harper, Mark Pomarico, Evan Cerilli, 이동욱, Allison Austin, Yufeng Zheng, Victor Michel, Virginia Fernandez Alonso

사진: S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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